信木浮熊 신목부웅
믿던 나무에 곰이 뜨다, 믿는 사람에 배반당하다
[믿을 신(亻/7) 나무 목(木/0) 뜰 부(氵/7) 곰 웅(灬/10)]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속담은 널리 알려져 있다. 잘되리라고 믿고 있던 일이 어긋나거나 믿고 있던 사람이 배반하여 오히려 해를 입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도끼로 제 발등 찍는다’는 말도 있다. 남을 해칠 요량으로 한 것이 결국은 자기에게 해롭게 된 경우를 말한다. 속담성어로 같이 쓰는 自斧刖足(자부월족), 知斧斫足(지부작족)이다. 刖은 벨 월, 발꿈치를 베는 형벌을 뜻하고 斫은 쪼갤 작.
우리나라만의 성어 130여개를 한자로 번역 수록하여 귀중한 자료가 되어 있는 ‘旬五志(순오지)’에 이 말이 실려 있다. 앞서 賊反荷杖(적반하장) 등에서도 설명했지만 이 책은 조선 인조 때의 학자 玄默子(현묵자) 洪萬宗(홍만종)의 문학평론집이다. 그가 병으로 앓아누워 있을 때 근심을 잊기 위해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보름 만에 완성하여 열흘 旬자와 다섯 五를 넣게 됐다는 책이다.
실려 있는 구절을 보자. ‘믿던 나무에 곰이 떴다. 옛날 어떤 사람이 산중에서 좋은 재목을 보아 두었다가 그것을 베어 쓰려고 다시 그곳을 찾아갔더니 그 언저리에 곰이 와서 점령하고 있었기 때문에 쳐다보기만 하고 그대로 돌아갔다. 이것은 믿고 있던 것이 허탕이 되었다는 말이다(信木浮熊 古人相嘉木於山中 卽有用之良材 再進欲則 有熊已據之 故遂退歸 以此事之傳信者 歸虛/ 신목부웅 고인상가목어산중 즉유용지양재 재진욕즉 유웅이거지 고수퇴귀 이차사지전신자 귀허).’
믿었던 도끼에 발등은 안 찍혔지만 믿음이 산산이 조각난 것은 같다.
畜狗噬踵(축구서종, 噬는 깨물 서, 踵은 발꿈치 종)은 앞에서 꼬리치는 개가 뒤에서 발뒤꿈치를 문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어려울 때 도와준 은혜를 잘 잊는 것은 물론 해까지 끼치는 존재였는지 이에 대한 경계의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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