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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家徒四壁(가도사벽)

by 어링불 2019. 8. 7.

家徒四壁(가도사벽)
집에 사방 벽만 있다, 매우 가난하다

집 가(宀-7) 무리 도(彳-7) 넉 사(囗-2) 벽 벽(土-13)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란 말이 있듯이 남의 가난한 살림을 도와주기란 끝이 없는 일이어서, 개인은 물론 나라의 힘으로도 구제하지 못한다. 사회보장제도가 없었던 옛날에는 빈한한 사람이 더욱 많았을 수밖에 없지만 이를 나타내는 성어가 참으로 많다. 그중에서도 집이 덩그러니 바람만 피할 수 있는 벽뿐이라는 이 성어는 겉으로 드러나는 가난이라 더 딱하다. 여기서 徒는 무리라는 의미 외에 다만이란 뜻이다.


前漢(전한)의 뛰어난 문인으로 賦(부)에 재능을 보였던 司馬相如(사마상여)는 젊었을 당시 왕이 문인을 중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다. 그가 사냥터 관리라는 말직을 버리고 臨邛(임공, 邛은 땅이름 공)이란 곳으로 내려갔을 때다. 그곳에 살고 있는 卓王孫(탁왕손)이란 부호가 어느 날 귀빈을 초청한 연회서 그의 딸 卓文君(탁문군)이 거문고를 타는 사마상여의 풍도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사마상여도 남편과 사별한 탁문군에 호감이 있었지만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여 내색을 못했다. 물론 탁왕손도 가난을 이유로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했다. 하지만 탁문군의 머리에는 사마상여의 생각만 가득해 사랑의 야반도주를 결행했다. 여자가 한밤에 도망쳐 나오자 사마상여는 말을 달려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다. 탁문군이 집에 와 보니 그가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고 집안 네 벽만 덩그러니 서 있었다(文君夜亡奔相如 相如馬馳歸成都 家徒四壁立/ 문군야망분상여 상여마치귀성도 가도사벽립). 奔은 달릴 분, 馳는 달릴 치. '史記(사기)'의 司馬相如(사마상여)열전과 班固(반고)가 지은 '漢書(한서)'의 司馬相如傳(사마상여전)에 실려 있다.

가난해도 재주를 믿은 탁문군의 내조에 힘입어 사마상여는 武帝(무제)의 부름을 받고 벼슬길에 올라 필명을 날리게 됐다.


유사한 성어에는 家徒壁立(가도벽립), 貧寒到骨(빈한도골), 簞食瓢飮(단사표음), 貧寒莫甚(빈한막심), 相如之貧(상여지빈), 三旬九食(삼순구식), 朝飯夕粥(조반석죽), 一無所有(일무소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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