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詩 感想

산수유꽃나무에 말한 비밀 /서정주

어링불 2024. 3. 28. 09:26

산수유꽃나무에 말한 비밀



                                            서정주(1915 ~ 2000)



어느날 내가
산수유꽃나무에 말한 비밀은
산수유 꽃속에 피어나 사운대다가...
흔들리다가......
낙화하다가......
구름 속으로 기어들고.
구름은 뭉클리어 배 깔고 앉었다가.....
마지못해 일어나서 기어가다가......
쏟아져 비로 내리어
아직 내 모양을 아는 이의
어깨위에도 내리다가
빗방울 속에 상기도 남은
내 비밀의 일곱빛 무지개여
햇빛의 프리즘 속으로 오르내리며
허리 굽흐르고
나오다가......
숨다가......
나오다가......



서정주님의 시집 '동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