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結者解之(결자해지)

어링불 2019. 8. 25. 00:00

結者解之(결자해지)
맺은 사람이 풀다
맺을 결(糸-6) 놈 자(耂-5) 풀 해(角-6) 갈 지(丿-3)

일을 벌여 놓기만 하고 마무리를 못한다면 중간 과정이 좋더라도 결과가 없다. 이 일엔 적격이라 큰 소리를 떵떵 치다가 마지막 단계서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발을 빼거나 남에게 미뤄버린다면 책임감 있는 사람이 못된다. 본의 아니게 실수를 했다고 해도 일을 저지른 당사자가 깨끗이 책임지는 자세가 바로 매듭을 묶은 사람(結者)이 풀어야 한다(解之)는 이 성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한 사람이 실컷 일을 꼬이게 해 놓고 수습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을 자주 보는데 올바른 조직이 아니다.


부록에 130여 종의 속담이 한역되어 있는 '旬五志(순오지)'의 우리 성어다.

조선 인조 때 洪萬宗(홍만종)이 보름이 걸려 완성했다고 하여 책 이름에 열흘 旬(순)자를 썼다. 여기에는 '맺은 자가 그것을 풀고 일을 시작한 자가 마땅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結者解之 其始者 當任其終/ 결자해지 기시자 당임기종)'고 되어 있다. 전해 내려오는 속담이라 어원은 밝히지 못하더라도 이 말은 朝鮮王朝實錄(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문집에 종종 비유로 사용됐다. 한 예로 熱河日記(열하일기)를 쓴 燕巖(연암) 朴趾源(박지원, 趾는 발 지)은 당시 지식인이 일상적으로 쓰는 글과는 달리 문체가 파격적이어서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독자들엔 인기를 끌어 모방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正祖(정조)가 직접 하교를 내렸다. '열하일기가 세상에 유행한 뒤로 문체가 이와 같으니 마땅히 문제를 만든 자가 해결해야 할 일이다(熱河記行于世後 文軆如此 自當使結者解之/ 열하기행우세후 문체여차 자당사결자해지).' 軆는 몸 체, 體와 같다. '燕巖集(연암집)'에 실려 있다. 똑같은 뜻으로 중국에서는 방울을 풀 사람은 방울을 단 사람이란 解鈴繫鈴(해령계령)을 쓴다. 일을 야기한 사람이 해결해야 한다는 南唐(남당) 泰欽(태흠)선사의 고사 解鈴還是 系鈴人(해령환시 계령인)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