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鶴立鷄群(학립계군)

어링불 2019. 8. 20. 22:47

鶴立鷄群(학립계군)
많은 닭 가운데 학이 서 있다, 뛰어나다
학 학(鳥-10)설 립(立-0)닭 계(鳥-10)무리 군(羊-7)


두루미라고도 하는 학은 부리와 다리가 길어 우뚝하다. 황새나 백로보다 크고 물가나 풀밭에 주로 살아 언제나 외로워 보인다. 고고한 모습에 새 중의 신선이라고 문사들은 찬탄한다. 그래서 이름도 仙禽(선금), 仙馭(선어), 仙鶴(선학) 등 신선이 함께 한다. 이런 학이 홀로 서 있어도(鶴立) 닭의 무리 속(鷄群)이라면 더욱 높아 보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 중에서 뛰어난 한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같은 뜻으로 좀 더 알려진 말로는 鷄群孤鶴(계군고학), 群鷄一鶴(군계일학)이 있다.


닭의 무리에 우뚝한 닭이라는 비유는 晉(진)나라의 嵇康(혜강, 嵇는 산이름 혜), 嵇紹(혜소) 부자를 평한 데서 나왔다. 魏晉南北朝(위진남북조) 시대(서기 221∼589) 선비들은 세상을 등지고 淸談(청담)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竹林七賢(죽림칠현)인데 혜강은 그 중 한 사람으로 문학적 재능이 뛰어났지만 무고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처형당했다. 당시 열 살이었던 혜소는 부친의 친구 山濤(산도)의 천거로 나중 시중에까지 올랐다. 혜소가 처음 洛陽(낙양)으로 갔을 때 그 모습을 본 사람이 역시 칠현 중의 한 사람 王戎(왕융)에 말했다. '어제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혜소를 보았는데 의젓한 모습이 마치 들판에 학이 닭무리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다네(昨于稠人中始見嵇紹 昻昻然如野鶴之在雞群/ 작우조인중시견혜소 앙앙연여야학지재계군).' 왕융은 그의 부친 혜강도 더 늠름했다고 답했다. '晉書(진서)' 열전 59 혜소전에 나온다. 昻은 높을 앙. 혜소는 그러나 여덟 사람의 황족이 서로 싸움을 벌인 八王(팔왕)의 난 때 군사를 거느리고 왕을 따라 진압에 나섰다가 반란군의 화살을 맞고 전사하고 말았다. 왕의 옷이 혜소의 피로 흥건했는데 충의의 피라 하며 씻지 못하게 하고 기렸다.